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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숙향님] "투자도, 인생도 서두르지 말아라"

<편집자주: 올초 진행했던 인터뷰를 독자 편의를 위해 원문 그대로 이곳에 옮겨놓습니다.>

 

-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투자 일기>가 출간된지 이제 거의 두 달이 되어 가는데요, 독자들의 호평이 대단히 많습니다. 독자들이 어떤 점에서 호응했다고 보시는지요?

= 호평이 그렇게 많았었나요? 하긴 처음에 책(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투자 일기)을 쓸 때도 그랬고 막상 책이 나오고 난 다음엔 누가 제가 쓴 책을 읽을지에 대해 두려워했던 것에 비하면 의외로 좋은 말씀을 해 주시는 분들의 글을 보면서 어리둥절하면서도 기뻐했습니다. 몇 분의 말씀으로 짐작하기엔, 전문투자자나 전업투자자가 아닌 현직 월급쟁이가 쓴 책이라는 게 하나의 이유일 것 같고, 제 경험을 사실 그대로 썼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였던 것도 있겠고 은퇴 후 계획을 보면서 나도 어떤 식으로든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받아들인 분이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그 가운데 혹시 기억에 남는 독자평이 있으신지요?

= 가장 인상 깊었던 독자평이라고 하면.. 개인적으로 쪽지를 보내주신 분이 떠오릅니다.. 보내주신 쪽지 내용을 대략 요약하면..
이제 작년이니까 63세가 된 분인데, 6월에 37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국내외로 여행을 다니고 독서도 하면서 살아간다고 하더군요. 내용이 좋아 몇 권 더 구입해서 자녀분들께 선물하려고 한다고 하던데 – 물론 책을 더 사준다고 해서 인상 깊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 책에서, 자신이 젊어서부터 염원하던 내용이 있어 반가웠다면서 재테크에 대해 확고한 방법을 정립하지 못했는데, 은퇴 자금을 잘 운용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중에 제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자녀분들에게도 권하고 싶고요.

- 책이 비교적 얇은 편인데요, 그럼에도 이 책에서 특히 독자들이 주목해서 보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디이고, 어떤 점에서 그런지요?

= 제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은퇴 후를 대비하자는 것이었을 것 같습니다. 점차 나아지겠지만 자본주의에서도 천박한 자본주의로 명성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살기 위해선 스스로의 대비도 필요하지만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선 일정한 경비 지출은 필요하거든요.
특히나 저금리 구조하에서는 웬만한 자산가도 여유 있는 생활이 힘듭니다. 우리나라에서 부자로 꼽을 때 금융자산 10억 이상인데요. 국민은행에서 2016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 정도의 부자가 전 인구의 0.43%인가 됩니다. 그런데, 10억을 고금리를 좇아 예금한다고 해도 2% 남짓인데, 세금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연 2천만원이 고작입니다. 국민연금으로 나머지를 충당한다고 해도 이런 정도의 부자가 은퇴 전의 여유는 꿈도 꿀 수가 없겠죠.

- 말씀하신 것처럼, 보다 든든한 노후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바람직한 투자는 어떤 것일까요?

저는 배당을 위주로 한 가치투자 방식의 주식투자로 가능하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젊은 부부가 아이들의 미래(대학 진학 이후)를 위해 적금이나 보험을 드는 대신 적립식 방법으로 주식투자를 하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투자법은 무척 간단하므로 본업에 충실하면서 느긋한 마음을 갖고서 대비하자는 것도 있고요. 직접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는 한편 독서를 통해 간접경험을 쌓아서 스스로의 실력을 길렀으면 하는 것도 있고.. 저의 멘토 두 분에 대해 얘기했듯이, 주위에서 도움을 얻을 즉, 스승은 많으니까 마음을 열고 배우려는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말을 하다 보니, 끝이 없네요^^ 다 보세요^^

<구체적인 신상공개를 원치 않아 저자의 얼굴에 가림 처리를 했다.>

- 지난해 투자 성과를 아이투자를 비롯한, 가치투자 커뮤니티에 공개하셔서 보았는데요, 다른 해에 비해 비교적 부진한 성과를 내셨다고 하셨습니다. 비록 한 해의 부진이긴 하지만, 긴 맥락에서 봤을 때 연평균 25%의 수익률 기록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요?

= 연평균 수익률 25%로 책 표지에 나와 있잖습니까. 독자들에 따라 30년 평균이라고 짐작하는 분도 있었는데^^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평균이었죠. 정확하게는 26.8%였는데, 2016년 이 책이 나올 당시에 수익률이 워낙 부진했던 터라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2016년까지 11년 실적으로 대략 25.0%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2016년 성적은 5.7% 수익률로 결국 11년 평균 수익률은 24.8%였습니다. 책을 쓴 자로서 은근히 이 부분이 부담이 되었는데요. 제 목표는 정기예금 금리의 2배입니다. 그렇게 따진다면 2016년 성적은 목표를 달성한 것이 되겠죠. 이 목표수익률이란 것도 매년 가능한 것은 아니고 최소 5년 평균수익률로서 봐야 합니다. 소박하다고 할 분이 많겠지만 그런 마음 자세로 투자에 임했을 때, 느긋하게 시장을 볼 수 있고 또한 결과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목표수익률 관리를 5년 정도 길게 보고 해야 한다는 말씀이 색다르게 와닿습니다. 이와 관련, 추가적으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 돌이켜보건대, 저는 목표수익률은 생각했던 적이 없습니다. 은행 정기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굳이 목표가 있었다면 Kospi지수를 이기는 것 정도.. 예전에는 Kospi지수와 Kosdaq지수를 합쳐서 둘로 나눠 비교 지수로 삼기도 했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앞으로 연 25% 수익률은 할 수 있다 할 수 없다 말할 수가 없네요. 다만 이런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포트폴리오를 매월 공개하고 있는데, 거의 2년 정도 부진하다 보니 포트에 담긴 종목의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매수한 주식에서 상당한 수익을 얻었더라면 금방금방 교체가 일어나거든요. 그럴 때는 투자종목 발굴을 위해 신이 나서 열심히 공부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들 종목들이 제 판단으로는 내재가치에 비해 현재 가격은 절반 이하라고 봅니다. 즉, 어느 순간 이들의 가치가 부각된다면, 금방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죠. 이번 달 내에라도 연 수익률 25%가 가능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러기 위해, 주신(株神)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교보문고 광화문 본점에 진열되어 있는 숙향의 저서>

- 연초라서 성급하긴 한데요, 올해 투자 성과는 어떠할 것으로 예상하거나, 기대하시는지요? 혹시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나 근거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앞선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대신해도 될 것 같은데요. 작년 12월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면서 가치투자의 방식으로 투자하는 전문가 몇 분의 말씀을 인용했었습니다. 그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부진했던 중소형 가치주들이 2017년엔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더군요. 저도 그랬으면 하는데, 그랬다면 목표 수익률을 초과할 수 있겠지요.

- 몇 년내에 은퇴를 하시게 된다면, 그때는 전업 투자자가 되시는건지요? 이 책에서는 직장 생활도 잘 하시고, 주식투자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시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이젠 그렇다면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건데요, 혹시 그때를 대비한 플랜을 세우고 계신게 있을까요?

= 투자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할 테니까 굳이 그렇게 불린다면, 전업 투자자가 되겠네요^^ 책에서 언급했지만, 아직은 막연한 계획으로 북카페를 만들어 운영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 두 차례 법인을 만든 적이 있는데, 북카페를 운영하게 된다면 법인으로 운영하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집에 있는 것을 싫어하는 아내를 위해 집밖에 공간이 필요한데, 단순한 사무실 대신 북카페가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네요. 북카페 운영에 있어서는 수익 목적이 아닌 가치투자에 도움이 되는 오프라인 공간 운영이 주 목적인 만큼, 필요한 경비 중에서 일부분은 제가 62세부터 수령할 국민연금에서 부담하려고 합니다. 법인으로 운영하므로 법인 자본금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얻는 수익금도 카페 유지비에 충당할 수 있겠죠.

- 투자 이력 30년 동안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잘 한 점은 무엇이고, 가장 못한 것은 무엇일까요?

= 주식투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분이나 초기 투자에 도움을 주었고 집을 사도록 저를 일깨워주신 멘토 두 분을 만났고 이 분들의 조언을 받아 들였던 게 가장 잘 했던 것 같고요. 가장 못한 점은 뭐니뭐니해도 자만감에 빠져 제대로 된 계획 없이 40세에 직장을 나왔던 겁니다. 하마터면 저만 믿고 있었던 가족들에게 큰 아픔을 줄 뻔 했습니다. 지금도 그 때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서늘합니다.

- 이와 관련해 후배 투자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 후배 투자자들에게는 제가 따로 조언을 드린다는 것보다도 책에서도 소개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훈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떠나는 것과 같다. 서두르지 말아라.”
투자든 인생이든 그렇게 살았으면 합니다. 저도 여전히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현재도 여전히 현역 투자자로서 현재 숙향님 본인이 개인적으로 느끼는 주식투자의 좋은 점은 무엇인지요?

= 많은 분이 얘기하듯이 경제적으로 세상 흐름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투자외적으로 좋은 점이겠죠. 저는 무엇보다 앞서 강조했듯이, 자본주의 세계에 사는 사람으로써 최고의 투자수단이 주식투자라는 점 말고 굳이 주식투자의 좋은 점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 앞으로 혹시 은퇴 후에는 필명이 아닌, 실명으로 얼굴을 드러내고 투자자들을 위한 멘토로 활동하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 지금으로선 그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데..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오늘 당장 바뀔 수도 있으니, 어떻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네요.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 이유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제가 누군가의 멘토가 될 정도의 자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격에서 문제가 됩니다. 혹시 은퇴하기 전까지 열심히 노력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면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젊었을 때의 일탈로 인해 약간 걸리는 게 있습니다만, 실명으로 저를 드러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금 다른 얘긴데,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간혹 상대방의 요청에 의해, 때로는 제가 요청해서 만나는 정도의 오프라인 모임은 하고 있습니다.

- 책을 굉장히 많이 읽는 분으로 알려져 계신데요, 최근에 나온 도서 중에서 후배 투자자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꼭 투자서가 아니어도 투자에 도움이 되는 책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역사책을 권하고 싶은데요. 우리나라에선 [삼국지]가 가장 많이 읽히고 권하고 있지만 저는 [대망]을 권하고 싶습니다. 역사서를 읽는 이유는 과거의 일이 현재에도 되풀이 되므로 여기서 경험과 교훈을 얻자는 것과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한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삼국지]는 중국인 특유의 허풍이 지나친데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저자 자신의 호불호가 지나치게 반영되어 독자를 오도하는 게 싫었습니다. [대망] 역시 역사에 밝은 분들로부터 비난을 받곤 하지만 [삼국지]에 비해서는 덜합니다. 일본의 역사를 통해 임진왜란을 볼 수 있고 작은 전쟁과 많은 등장 인물들의 묘사를 통해 얻는 것은 [삼국지] 이상입니다.

- 투자서로는 어떤 책이 있을까요?

투자에 대한 책이라면,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할,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 등 너무 많죠. 이는 여러분이 쉽게 알 수 있는 책이 되겠고요. 제가 투자에 있어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2008년을 버텨내는 데 큰 힘이 되어 준 제레미 시겔 교수의 [투자의 미래]는 제가 지인들께 많이 추천하고 가장 많이 선물했던 책입니다. 미국 증시의 역사를 통해 장기적으로 주식투자가 최고의 투자이고 최악의 상황에 투자했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지나고 보면 가장 높은 수익으로 보답하더라는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 역시 책에 관해서는 하실 말씀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 혹시나 부크온에서 나온 책 중에서는 어떤 책을 권해주실만한가요? ~

= 너무 많아서 뭘 추천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한 권만을 꼽는다면, 저는 데이비드 아인혼의 [공매도 X파일]입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헤지펀드의 거장으로 알고 있는데, 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을 제 맘대로 운영하려는 경영자에 맞서 몇 년에 걸쳐 싸우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앙드레 코스톨라니 영감의 글을 읽은 이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던 공매도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이 있구나 하고 마음을 바꾸게 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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