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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현명한 투자자의 지표 분석법 ⑥

경제 경영 출판사 부크온에서 지표를 중심으로 산업을 살펴보는 ‘현명한 투자자의 지표 분석법’을 발간했다. 이 책은 투자의 선구안을 기르는 데 적합한 책이다. 책의 내용 중 예비 독자들과 공유할 만한 부분을 발췌해 연재한다. 

 

친구 중에 연애 고수가 몇 명 있었다. 연애 헛물만 켰던 나는 이 친구들이 참 부러웠다. 이들의 행동과 심리를 관찰하면서 느낀 바가 크다. 한때는 연애 고수 따라쟁이도 해봤다. 물론 먹힐 때보다 안 먹힐 때가 더 많았다. 연애 고수 친구는 3명이다. 편의상 친구 B, P, W 이렇게 부르겠다. 

먼저 친구 B는 소개팅 때 주로 주목 받지 못하는 이성을 집중 공략한다. 전혀 눈에 띄지않아 한참 기억을 더듬어야 기억날 만큼 평범한 이성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친구 B와 연애를 시작하기만 하면 상대 이성의 대변신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멋지고 매력 넘치는 내면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제 함께 소개팅에 참석했던 대부분 친구들의 아쉬운 탄식이 흘러나온다. 넘치는 내적 매력이 외부로 드러나 그제서야 내 눈에도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친구 B만이 가진 안목이다.

또다른 친구 P는 자신만만한 친구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곁눈질로 힐끔힐끔 바라보는 미인에게 그 친구는 공격적으로 다가간다. 그만의 자신감과 추진력은 연애를 성공으로 이끈다. 미모의 여자친구 역시 친구 P에 걸맞게 자신만만하며 유쾌하다. 연애를 하면서 친구와 그녀는 함께 성장하고 더욱 멋진 모습으로 이어진다. 친구 P는 자신감으로 충만하고, 그의 여자친구는 미모에 쿨함까지 겸비했다. 친구 P만이 가진 활기 넘치는 에너지다. 

마지막 친구 W는 신중하다. 여자친구를 만나기에 앞서 먼저 많은 것을 고려한다. 여자친구의 외모, 취미, 특기 뿐 아니라 혈액형, 친척, 출신학교, 앞으로 받을 유산, 나아가 2세 계획까지 면밀하고 꼼꼼하게 체크한다. 그리고 ‘바로 이 사람이다’라는 판단이 들면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각오로 연애에 돌입한다. 나는 친구 W를 볼 때마다 신중함과 주도면밀함에 혀를 내두른다. 친구 W는 짧게는 며칠, 길어야 1~2년 사이에 헤어지기 일쑤인 연애는 연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생 함께 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하는 연애만이 참된 연애라는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연애를 하게 되니 다툼과 불화가 연애 기간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다. 

이미 다 눈치챘겠지만 B는 벤저민 그레이엄이고, P는 필립 피셔, 그리고 W는 워런 버핏이다. 사실 내 친구는 아니다. 내 주변에 연애고수는 한 명도 없다. 다들 어쩌다 보니 결혼하고 애기 낳고 산다. 각설하고! 나도 한때 벤저민 그레이엄, 필립 피셔, 워런 버핏의 투자책을 읽고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저평가된 가치투자도 시도해 보고, 성장주 투자도 해봤으며, 평생을 함께할 마음으로 신중한 투자도 해봤다. 그런데 왜 시간이 지날수록 괴리감이 더 커지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참 궁금했다. 

투자를 연애론으로 바꿔서 생각해 보니 답을 알게 됐다. 소개팅 자리에서 지금은 주목받지 못하지만 내면의 매력이 철철 넘치는 이성을 한 눈에 알아볼 안목을 내가 갖고 있을까? 소개팅 자리에서 주위의 시선을 한 몸으로 받고 있는 이성에게 과감하게 사귀자고 말 건넬 자신감을 내가 갖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이 여자랑 연애하면 평생 같이 살 것이라고 다짐할 만큼의 신중함을 내가 갖고 있을까? 돌이켜보니 나는 어떤 것도 갖고 있지 못하다. 안목도 자신감도 신중함도, 이들만큼의 그릇은 애시당초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인정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았다. 인정을 하게 되니 다른 한편 대안도 떠올리게 되었다. 

내 그릇의 크기! 이것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첫걸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주가가 하락하면 워런 버핏 흉내를 내지 않고 그냥 막 성질 내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내가 감당할 투자 방법도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되었다. 그렇게 하나씩 둘씩 만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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